블로그를 하다 보면 비밀 댓글이 달리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오늘은 그 비밀댓글의 정체와 심리를 파헤쳐 봅니다.
댓글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인터넷에 오른 원문에 대하여 짤막하게 답하여 올리는 글'이라 되어 있고, 비밀은 '숨기어 남에게 드러내거나 알리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되어 있으니, 비밀 댓글은 숨기어 남에게 드러내거나 알리지 말아야 할 본문에 대한 짤막한 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방문자가 심히 미약한 필자의 블로그도 그래도 블로그인지라 비밀 댓글도 달릴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비밀 댓글의 내용을 보면 위에서 말한 숨기어 남에게 드러내거나 알리지 말아야 할 내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표본 크기가 크지는 않지만 비밀댓글을 유형별로 정리하면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뜬금포형 비밀댓글
어떤 글에 대하여 코멘트한 내용이 남들이 읽었을 때 자신의 정체성이나 개인 사생활이 드러날 우려가 있는 내용이 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비밀 댓글을 다는 것이 정상입니다.
예컨대, 지난번 올린 갑질 상사의 글에 대하여 자신도 갑질을 당하여 괴로웠다는 자기 고백적인 댓글이 이에 해당할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 글과는 1도 상관없이 '오늘도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라는 댓글을 비밀로 달아주고 가시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뜬금포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잘 보고 간다는 코멘트를 누가 보면 자신의 정체성이 탄로 난다거나 프라이버시가 침해당한고 해서 비밀 댓글을 다는 것일까요.?
뭐가 그리도 당당하지 못하고 떳떳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지 모르겠어요. 오늘도 좋은 글 잘 보고 간다는 말조차 공개적으로 하지 못하고 비밀 댓글로 달아야만하는 트라우마라도 있는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범죄형 비밀댓글
비밀댓글 중에는 정말 파렴치하고 못된 범죄형도 많습니다. 광고수익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들은 광고를 꾸욱 누르고 간다는 비밀 댓글을 남겨가며 품앗이를 합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된다고 하지요. 이들은 이쯤이야 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합니다. 그러나 그들 뇌리에도 당당하고 떳떳하지 못한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고 있기에 비밀 댓글로 공모를 하는 거겠지요.
비밀 댓글러가 부당하게 광고를 클릭함으로써 광고주는 광고효과는 1도 누리지 못한 채 광고비를 지출할 것이고, 그에 따라 광고 플랫폼의 인지도도 서서히 추락하게 될 것입니다.
최후에는 공유지의 비극과 비슷한 결과, 모두가 공멸하는 결과가 초래되겠지요.
당신과 비밀댓글러 사이에 주고받는 댓글이 축적될수록 당신은 그 범죄의 확고한 공동정범이 됩니다. 이 정도야, 이쯤이야 하시겠지만, 댓글 조작 혐의로 감방생활 고초를 겪고 있는 분도 계시니까요. 세상에 비밀은 없답니다.
꽃뱀형 비밀 댓글
꽃뱀이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이미지와는 달리 '남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몸을 맡기고 금품을 우려내는 여자'를 일컬어 꽃뱀이라고 합니다. 꽃뱀의 반대말은 방울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꽃뱀이 오프 세계에만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당신은 순진한 축에 들어갑니다. 꽃뱀과 방울뱀들은 인터넷에서 더욱 교묘하게 암약을 합니다. 이들은 당신의 배우자나 애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디테일하게 당신을 비밀 댓글로 케어하는 것처럼 위장합니다.
이들의 상용어 중 하나는 '완전'이라는 명사를 형용사로 변태하여 당신을 완전 뿅 가게 만들기도 합니다. 당신의 모든 글에서 당신이 좋아할 만한 이벤트를 골라내어 당신을 눈멀게 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언젠가 필자를 남성으로 단정하여 들이밀던 댓글러가 생각납니다. 아마도 가정이 있는 그 댓글러는 지금도 수많은 비댓을 주고받으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비밀 댓글을 읽는 사람은 와~! 이런 것까지 신경쓰고 있었다니, 하면서 감동의 물결에 젖어듭니다. 그럴수밖에요. 꼬박꼬박 '님'자를 붙여가며 당신을 왕자나 공주로 대접하니까요. 근데 그말은 누구에게나 던지는 작업 코멘트에 불과합니다.
한편으론 이러한 꽃뱀-방울뱀 형 비밀댓글러를 보면 동정이 가기도 합니다. 오프에서 오죽이나 연애를 못해 봤으면 인터넷에서 이렇게까지 정신적인 자위를 하겠나하는 심정이죠.
그러나, 이들의 애정공세는 마치 짬뽕과도 같이 무차별적이라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배우자가 있든 없든, 애인이 있든 없든 가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위장된 진정성만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배려 깊은 달콤한 말로 속삭입니다.
그래서 초보 글로거분들은 일단 비밀댓글이 쓰레기 더미마냥 쌓여 있는 블로그만 피하기만 해도 절반은 리스크를 줄이고 시작하는 거라 말씀 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그들의 블로그에는 감정을 자극하는 '유혹'이니 '비밀', '썰렘'이니 하는 명사형과 '짜릿한'이나 '그리운', '깊은', '아름다운' 등등의 형용사형을 유독 많이 쓴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비밀댓글을 대하는 현명한 자세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비밀댓글을 대하는 현명한 자세 따위는 없습니다. 그저 무시하는 길 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댓글 작성을 '모두'에서 로그인한 사용자만 달 수 있게 변경했습니다.
그럼에도 한계가 있어 댓글은 작성 직후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승인 후에 표시되는 것으로 부득불 변경하였습니다.
이렇게 해도 비밀댓글이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밀 댓글러들은 집요하니까요. 그래서 몇몇 비밀댓글러들은 아예 티스토리가 제공하는 스팸 필터에 등록하여 아예 댓글을 원척적으로 봉쇄하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비밀 댓글러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비밀은 없고 진실은 언제가 밝혀진다는 것.
한동안은 플랫폼을 속여 사탕을 빠는 어린애 같은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한동안은 배우자를 성공적으로 속인 정신적인 타락으로 온몸이 달아오르겠지만 결국은 그 보다 더 큰 비극을 맛보아야 한다는 것을.
비밀 댓글도 결코 완벽하지 않습니다. 굳이 포렌식이 아니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비밀댓글도 간단히 볼 수 있습니다. 추잡하고 더러운 비밀 댓글의 세계는 언제든 지상에 떠오를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당신이 단 비밀 댓글이 어느날 지상에 공개되었다고, 그래서 모든 사람이 당신의 비밀 댓글을 보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고. 당신의 애인이 볼 수도 있고, 배우자도 보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가급적 비밀 댓글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방문자에 목매고 댓글에 목매는 블로그는 아닙니다. 무사 칼리오페는 정말로 가슴 아프고 프라이빗 한 경우에만 비밀 댓글을 원할 뿐입니다.
옛날에는 어쩔 수 없이 몸을 팔아 생계의 방편으로 삼는 불우한 여성분들만 많았는데, 요즘에는 정신을 팔아 자신의 정체성을 위로받으려는 여성들과 남성들이 많이 생겨난 것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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