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의 <아무래도 싫은 사람>은 베스트셀러 수짱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수짱은 서른여섯 살이 되었고 카페 점장도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점장이 되면 더 나을 줄 알았는데 마음 쓰이는 곳은 더 많아졌습니다.
아무래도 싫은 사람은 누구에게나 한 사람씩은 있는 모양입니다. 그 사람이 딱히 나쁜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놓고 나에게 싫은 짓을 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는 나에게 왠지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되고 마는 그런 사람 말이에요.
이 책을 읽으며 완전 내 이야기가 아닌가하고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 마스다 미리 이야기의 매력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겪고 있을 불편함과 마음고생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기분. 그럼 수짱은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보실까요?
아무래도 싫은 사람에 대한 수짱의 대처법
수짱이 점장으로 있는 카페에는 수짱을 교묘하게 불편하게 만드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카페 주인의 조카딸 무카이입니다. 무카이는 점장인 수짱을 무시한 채 마음대로 알바생들에게 휴무를 허락하는 가하면 은근히 수짱의 심사를 뒤틀리게 합니다.
수짱은 무카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뒤숭숭해지고 삐걱댑니다. 무카이를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퇴근 후에도 불쑥불쑥 무카이가 떠올라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수짱은 점점 무카이를 상대하기 싫어집니다.
출근하기 싫어지고, 남을 미워하는 자신을 탓하며 다시 마음을 다잡고 노력해보지만 그 사람과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은 어디엘 가나 한 사람씩은 있는 것 같습니다. 수짱에게는 그런 사람이 바로 무카이라는 존재입니다.
흔히 이런 말을 하잖아요. 일이 힘든 것이 아니라 사람이 힘든 것이라고 말입니다. 또 늑대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다는 말도 있잖아요. 이런 속담까지 있는 걸 보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 존재는 있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수짱의 사촌 30세의 독신 아카네의 회사에도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등장합니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저에게도 꼭 그런 사람이 한 사람씩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ㅠㅠ
수짱은 자신의 노력으로도 무카이와의 관계가 극복할 수 없는 한계에 다다르자, 그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다른 회사를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네, 수짱에게는 그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더욱이 수짱의 경우에는 상대방이 갑의 위치에 있으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방이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바꿔야
수짱의 선택은 약간 씁쓸함을 남기지만 현실적으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상대방을 바꿀 수 없다면 헤어지는 수밖에 없겠지요.
수짱은 아무래도 싫은 사람 때문에 자신이 더 상처 받지 않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수짱의 담담한 일상과 갈등 속의 선택을 그린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읽다보면 완전 공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저와 수짱을 토닥거리고 자신도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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