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작가되기, 작가 수입과 성공 조건
대기업 때려치우고 웹소설(카멜북스, 2022)은 제목 그대로 대기업을 다니다가 자기 세계를 갖고 싶었던 저자가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웹소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후, 지금까지 3년 가까운 웹 소설 전업작가로서의 고군분투기를 담았습니다. 이 책은 브런치에 먼저 연재되었던 내용이라고 합니다.
저는 웹소설을 종이 책으로 읽어 왔습니다. 방대한 웹소설의 세계에서 좋은 작품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이 저에게는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유한려의 <인소의 법칙>을 처음 읽었을 때 세상에나! 이렇게 재미나는 소설이 있나 싶었습니다. 시리즈가 출판될 때마다 손꼽아 기다리다가 출간되었다하면 째깍 사서 읽곤 했습니다.
그때, 나도 웹소설을 써볼까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도 잠시 뿐, 스쳐 지나간 하나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이 펼쳐지는 웹소설의 세계관에 진입하여 몰입하다 빠져나오면 이내 허탈감이 밀려오곤 했으니까요.
저자 Guybrush 프로필
대기업 때려치우고 웹소설의 작가는 'Guybrush'란 분입니다. "이 정도는 나도 쓰겠는데?"라며 마흔의 나이에 웹소설이 만만한 줄 알고 대기업을 때려 치었다고 합니다. 10년을 대기업을 다니며 일에서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 헤맸으나 끝내 찾지 못해, 작가가 새로 찾은 길이 웹소설 작가 되기입니다.
전업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글로 먹고 살 살 방법을 강구하던 중 웹소설을 알게 되었다고. 이 책에는 저자가 왭소설에 입문하는 순간부터 갖은 역경과 고난 끝에 드디어 문피아에 첫 작품을 연재하고, 투데이 베스트를 넘어 악플을 지나 유료화에 성공한 웹소설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들이 진솔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담겨 있습니다.
웹소설을 만만히 본 대가를 아직까지도 혹독하게 치르는 중이라는 Guybrush는 문피아에서 웹소설 <드라켄>, <NBA 만렙 가드>를 완결했고, 현재 <갓겜의 제국 1998>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작가 실명은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만약 당신이 웹소설으 쓰려고 한다면, 특히 여러 차례 시도해도 유료화의 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면 아마 이 책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혹은 웹소설이 무엇인지, 도대체 종이책으로 읽던 소설과 웹소설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한 사람, 혹은 그냥 웹소설 작가의 삶이 궁금한 사람에게도 내 경험이 꽤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 저자의 프롤로그 중에서
네, 맞습니다. 저자의 말에 백퍼 공감합니다. 저는 이 책을 그냥 웹소설 작가의 삶이 궁금하여 펴 보게 되었습니다. 저자 Guybrush의 말처럼 저자의 이야기는 그 어떤 소설보다 더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웹소설 작가로서 삶을 진지하게 사랑하고 있었고, 웹소설을 애정 하는 마음이 듬뿍 담겨 있었으니까요.
대기업 때려치우고 목차
프롤로그 벌거벗은 전화
1부 껍질 깨뜨리기
웹소설, 100원의 전쟁 | 웹소설을 쓰기 시작한 계기
첫 웹소설 공모전 도전(feat. 문피아) | 웹소설 공모전의 독특한 방식
심해 2만 리 | 3,000편이 넘는 소설 속에 가라앉다
뜻밖의 동아줄 | 공모전 완주 끝에 찾아온 뜻밖의 행운
《드라켄》 완결 | 첫 계약과 첫 완결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 웹소설로 망하는 가장 쉬운 방법
두 번째 연중 | 어설프게 알면 더 위험하다
무한 회귀 루프 | N차 수정의 늪
2부 만렙을 향한 도전
《NBA 만렙 가드》 기획 | 가장 익숙한 소재로 돌아오다
투베 그리고 폭풍 성장 | 처음 느껴 보는 성장의 맛
비판과 비난 사이 | 악플은 웹소설의 숙명일까
유료화 돌입 | 웹소설 연재 최고의 이벤트
연독률 싸움 | 과연 독자를 얼마나 지켜 낼 수 있을까?
한계 돌파 | 100회의 벽을 넘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추락은 한순간이다
웹소설 작가는 완결을 통해 성장한다 | 완성이 아니라 완결
웹소설 몰라요 | 다시 공모전에 도전하다
다시 초심으로 | 웹소설에 보장된 미래란 없다
웹소설의 터닝포인트 | 먹물은 웹소설의 꿈을 꾸는가?
유입은 제목발 | 제목 하나로 천국과 지옥이 나뉜다
쉽게 가려다 골로 간다 | 웹소설 연재에 쉬운 길은 없다
3부 웹소설의 세계
웹소설은 [일일 연재]다 | 웹소설 시스템 최상위 포식자
웹소설은 [상품]이다 | 사고파는 것은 모두 상품이니까
웹소설은 [작품]이다 | 그럼에도 소설이니까
웹소설은 [회/빙/환]이다 | 웹소설 삼신기
웹소설은 [기대감]이다 | 다음 회를 보게 만드는 자석 같은 힘
웹소설은 [주인공]이다 | 독자는 주인공을 보려고 결제한다
웹소설은 [뽕맛]이다 | 웹소설식 쾌감의 결정체
웹소설은 [클리셰]다 | 독자가 즐겨 찾는 익숙한 그 맛
웹소설은 [문학의 이세계]다 | 웹소설은 우리가 알던 문학과 어떻게 다른가
웹소설은 [제목]이다 | 매일 벌어지는 클릭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웹소설은 [루틴]이다 | 하루 한 편, 마라톤 연재를 견디려면
웹소설은 [멘탈 게임]이다 | 마음이 무너지면 글도 무너진다
웹소설은 [플랫폼]이다 | 글을 쓰려면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
에필로그 완결은 있어도 완성은 없다
웹소설 작가 수입
웹소설은 1회 분량이 5천 자 이상으로, 적으면 150회, 많으면 1,000회 이상 연재되기도 합니다. 25회 분량이면 종이책 한 권이고, 25회 정도는 독자를 모으기 위해 무료로 공개됩니다. 유료화된 회차부터는 독자가 회당 100원씩 돈을 내고 읽는 시스템입니다.
어떤 웹소설의 1회분 구매수가 3만이라면, 회당 100원이니까 그 회의 매출액이 300만 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루에 대개 1회분을 연재하니까 한 달이면 매출액이 9백만 원이 되는 셈이고, 천 회까지 연재되었다면 매출액이 1회당 300만 원 × 1,000 하면 무려 30억원이나 됩니다. 물론 이는 초대박 웹소설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플랫폼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웹소설 대표 사이트 문피아는 대개 매출액에서 플랫폼이 수수료 30%를 제하고 작가에게 70%를 입금합니다.
작가에게 계약한 출판사가 있다면 출판사가 70%에서 30%를 떼 가고 작가의 최종 수입은 49%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회당으로 계산하면 49원이고, 최종 매출액 30억 원의 작품이라면, 14억 7천만 원이 웹소설 작가가 한 작품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됩니다.
저자 Guybrush 고군 분투기
Guybrush가 5개월이 넘게 걸려 쓴 첫 작품 <드라켄>의 유료화 첫날 구매자수는 2명, 매출액 달랑 200원이었다고 합니다. 드라켄 130회를 완결할 때까지 문피아에서 낸 매출액은 5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작가는 이때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아무도 읽지 않는 소설을 쓰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사실 누가 읽든 읽지 않든 소설 쓰기는 힘들고 괴롭다. 그런데 돈도 되지 않으니 더욱 괴로울 수밖에, 똑같이 괴로울 거라면 돈을 많이 벌면서 괴로운 편히 훨씬 낫다."
소설 쓰기는 아니지만 블로그 글쓰기도 비슷한데가 있는 것 같아요. 누가 보지도 않는 글을 쓴다는 것은 확실히 괴롭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작가가 전문적인 웹소설 글쓰기를 위해 출판사와 계약하고 자기보다 젊은 에디터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성장해가는 경험담은 꼭 소설 쓰기가 아니더라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성공의 조건
어떠한 삶을 살든, 자기가 잘 아는 분야와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서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할 때 성공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아지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든 자세와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작가의 경험담에서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글을 쓰든, 연애를 하든, 사업을 하든 그 대상에게 진심 애정 하는 마음이 앞서야 뭐든 성공할 초석이나마 놓이는 게 아닐까 합니다.
대기업 때려치우고 웹소설을 읽으면서 배꼽 빠지게 웃기도 하고, 눈물나게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아~, 이 작가 정말 글 잘 쓴다!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생각건대, Guybrush는 웹소설 작가로서 대성할 거라는 믿음도 생겼습니다. 이런 분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 누가 성공할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웹소설 작가를 꿈꾸시는 분이 있다면 꼭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희미하게 남아있었던 웹소설 작가의 꿈을 깨끗하게 접었습니다. 뭐든 대충 해선 되는 게 아니었구나, 뭐든 하려면 단단히 마음먹고 시작해야 된다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달았으니까요.^^
꼭 웹소설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웹소설이 뭔지 궁금하신 분들이나 웹소설 생태계가 궁금하신 분들에게도 이 책은 좋은 가이드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워낙 작가가 단짠단짠 스타일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풀어놓았거든요.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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