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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소설

소설집 격리된 아이, 코로나가 삼켜버린 일상 속 아이들 이야기

by essay™ 2021. 2. 24.

도서출판 우리학교가 펴낸 <격리된 아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삼켜버린 일상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세 편의 이야기를 묶은 청소년 소설집입니다. 주인공은 모두 고등학생입니다.

정명섭의 "격리된 아이"는 자가 격리를 하는 고등학생의 심리를 담았고, 김소연의 "거짓말"은 숨기고 싶은 사생활이 역학조사로 인하여 드러나는 당혹감을, 윤혜숙의 "마스크 한 장"은 마스크 한 장을 사긴 위해 지난한 하루를 보내는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입니다.

격리된 아이

엄마와 함께 미국에서 살던 도환은 코로나19를 피해 홀로 귀국길에 오릅니다. 도한은 아빠에게 연락하고 싶었지만 이혼한 아빠에게는 연락하지 말라는 엄마의 당부로 격리시설을 거쳐 아무도 없는 아파트에 홀로 2주간 격리됩니다.

소설을 읽다보면 그간 메스콤에서 보아왔던 해외 입국자의 일상의 스케치를 읽는 것 같았습니다. 막 입주가 시작된 인적 드문 아파트에서 격리된 채 생활하던 도환은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아파트 커뮤니티의 글을 읽고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빠집니다.

격리생활에 지겨움을 느끼던 도환은 그 살인자가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두려움에 빠지고 더욱 위축됩니다. 소설 '격리된 아이'는 소설이라기보다 고등학생이 쓴 어느 자가격리자의 일기나 수필처럼 읽힙니다. 

거짓말

소설집 <격리된 아이> 중에서 비교적 소설로서 완성도가 높은 소설입니다. '거짓말'을 왜 표제작으로 싣지 않았는지 의아했습니다. 

코로나19 역학조사관에게 동선 조사를 받던 성민은 자신이 숨기고 싶었던 과거와 사생활이 까발려지는데 대한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토요일 저녁 6시에 예술의전당 지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부모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더니, 데이터를 보면 같은 시간에 홍대 주차장 골목에 있는 분식점에서 김밥을 먹었네. 성민 군, 이거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묻는 건데, 왜 매번 편의점 인스턴트 음식 아니면 분식집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지?"(89쪽)

아무리 숨겨려해도 체크카드 사용내역, CCTV 영상이 성민의 이동경로를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간 매스컴에서 수없이 다루어왔던 개인 사생활과 공익의 첨예한 갈등이 연상되고 신천지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거짓말'은 나름 반전에 반전을 준비해 두었고 성민이 겪어야 했을 당혹감과 허탈감이 간명하게나마 전이되어오는 짧은 소설입니다.

마스크 한 장

마스크 한 장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석우의 이야기입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까대기 알바에서 쫓겨난 석우는 마스크 한 장을 사기 위해 약국으로, 인터넷 쇼핑으로, 헌혈까지 하게 되는 석우의 비참함들은 코로나 19 초기 때의 마스크 대란을 떠올리게 합니다.

단편 '마스크 한 장'은 소설이라기보다 어느 고교 알바생의 수기를 읽는 듯합니다. 지나친 신파가 짧은 이야기를 지루하게 읽히게 만듭니다. 

청소년 소설집 <격리된 아이>는 지난해 7월 출간되었습니다. 코로나 19는 우리 삶과 사회의 많은 부분을 무너뜨렸고 많은 변화를 촉발했습니다. <격리된 아이>는 코로나 19 초기 상황들을 나름 발 빠르게 소설로 녹여낸 청소년 소설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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